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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하버드대에 학술정보DB 팔았죠

2008-01-02

발행일 : 2000.01.06 / 사회 / 29 면


▲ 종이신문보기

외국서적 불법 복제상이 외국대학에 학술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판매하는 사업가가 됐다.

한국학술정보 채종준(채종준ㆍ41) 사장은 서울 숭문고를 힘겹게 졸업했다. “반에서 늘 50등 밖이었고, 영어실력이 중학생보다 못했다”는 게 솔직한 고백이다. 그런 그가 한국의 학술정보를 DB화해 미국 하버드대학 전자도서관등에 판매한 벤처 사업가로 일어섰다.

군에서 제대한 그가 80년대 초 시작한 사업은 전자오락실. 1년도 안돼 3000만원을 빚지고 문을 닫았다. 86년엔 외국 원서를 복사해 판매하는 을지로의 한 출판사에 취직했다.

88년 한국이 국제저작권협약인 ‘베른 협약’에 가입하고 정부 단속반이 출판사에 들이닥치고서야 그는 자신의 직업이 불법(불법)인 것을 처음 알았다고 한다.

“왜 내가 하는 일은 전부 단속 공무원 눈치보는 일일까. 나는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눈 앞이 깜깜하더군요. ”

그는 93년3월 외국 학술서적 복제를 그만두고 학술지 DB 사업을 시작했다. 컴맹이었던 그는 여러 컴덱스(comdex-컴퓨터 전시회)를 돌며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줄 사람을 찾아다녔다. 집을 저당잡혀 사업자금을 마련했다. 하지만 ‘디지털의 길’은 험했다. 사업 3년만에 빚이 7억원이나 쌓였다. 투자는 밑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행운은 ‘인터넷 붐’과 함께 찾아왔다. 97년부터 정보화 바람이 불면서 대학들이 전자도서관을 구축했고, 그 동안 만들어 둔 200여 학회지의 DB가 140여개 대학에 팔렸다. 200여만원인 경제학회지 DB의 인기가 특히 좋았다. 미국, 일본 등 외국의 유명대학에서도 문의가 잇달았다.

96년 1억3000만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25억원으로 늘어났다. 첫 흑자(흑자)를 냈고, 투자회사로부터 18억원을 유치했다. 그의 회사에는 프로그래머 10명, 정보검색사 20명을 포함 65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그는 직원을 채용할 때 학력을 묻지 않는다.

“외국서적을 복사 판매하는 일에 만족해 살았다면, 디지털 세상은 끝까지 맛보지 못했겠죠. ”그는 환한 웃음으로 한해를 시작했다.

/안석배기자 sbahn@chosun.com